애도에 단계가 있다는 말은 사실일까? 상실 뒤에 찾아오는 진짜 슬픔의 모양
여덟 달이 지난 저녁, 마트 두부 코너 앞에서 눈물이 났습니다. 나는 왜 아직도, 하는 자책을 만든 그 다섯 단계를 짚어봅니다.
가까운 사람에게 느끼는 서운함과 섭섭함에 관한 글을 모았습니다.
글 17편
여덟 달이 지난 저녁, 마트 두부 코너 앞에서 눈물이 났습니다. 나는 왜 아직도, 하는 자책을 만든 그 다섯 단계를 짚어봅니다.
제가 먼저 하겠다고 했고 동생은 고맙다고 했는데, 문이 닫히자 기분이 가라앉았습니다. 혼자만 보는 장부에 무엇이 적혀 있었을까요.
세 시 십이 분에 숫자 1이 사라졌고 그 뒤로 답이 없었습니다. 그 일곱 시간 동안 마음이 빈칸에 적어 넣은 자막을 봅니다.
그 사람은 아무렇지 않게 웃고 있었고 저만 그 말을 토씨까지 기억했습니다. 제가 기다린 것이 정말 사과였는지 들여다봅니다.
아침 여덟 시 반 엘리베이터 앞의 삼 초짜리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저녁 설거지를 할 때까지 제 안에 남아 있었습니다.
얼굴이 안 좋아 보여서 무슨 일 있냐고 물었을 뿐입니다. 그 다섯 글자를 저는 밤새 한 가지 뜻으로만 번역하고 있었습니다.
소금 두 번인데 그날 밤 그 장면을 열 번쯤 다시 봤습니다. 찌개에서 시작한 생각이 삼십 년으로 번졌습니다.
목소리가 크지도 않았고 화를 낸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설거지를 하는 내내 그 한마디가 맴돌았습니다. 서운함 아래에 무엇이 있었는지 따라가 봤습니다.
재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어렵게 꺼냈는데 돌아온 건 두 글자였습니다. 제가 원했던 건 동행이 아니라 반응이었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