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게 거절하는 법: 왜 매번 “네”라고 말하고 후회할까요?
병원 예약이 있는 걸 알면서도 입에서 “그럼요”가 먼저 나왔습니다. 제게 부족했던 건 결심이 아니라 문장이었습니다.
마음이 초조하고 걱정이 앞설 때 읽어보면 좋은 글을 모았습니다.
글 21편
병원 예약이 있는 걸 알면서도 입에서 “그럼요”가 먼저 나왔습니다. 제게 부족했던 건 결심이 아니라 문장이었습니다.
설거지를 하다가 낮에 들은 한마디가 또 떠올랐습니다. 머릿속에서는 이미 다른 버전의 대화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세 시 십이 분에 숫자 1이 사라졌고 그 뒤로 답이 없었습니다. 그 일곱 시간 동안 마음이 빈칸에 적어 넣은 자막을 봅니다.
어머니 병실 보호자 침대에서 새벽 세 시에 떠오른 문장입니다. 부끄러워 삼켰던 그 질문이 실제로 무엇을 요구하는지 봅니다.
혼자 병원에 다녀온 날, 딸이 약봉지를 보고 왜 말 안 했냐고 물었습니다. 사랑에서 나온 그 마음이 무엇을 좁히는지 봅니다.
후배에게 넘길 인수인계 폴더를 정리하다 손이 멈췄습니다. 홀가분함과 밀려나는 기분이 왜 같이 오는지 들여다봅니다.
결과지 아래쪽에 재검이라는 두 글자가 있었습니다. 큰 건 아니라고 했는데 그 한 줄이 이 주 동안 제 밤을 바꿔놓았습니다.
입에서 먼저 “네”가 나오고 돌아서서 후회합니다. 거절을 못 하는 건 성격이 아니라 거절을 위험하게 배운 탓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