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에 단계가 있다는 말은 사실일까? 상실 뒤에 찾아오는 진짜 슬픔의 모양
여덟 달이 지난 저녁, 마트 두부 코너 앞에서 눈물이 났습니다. 나는 왜 아직도, 하는 자책을 만든 그 다섯 단계를 짚어봅니다.
글 72편
여덟 달이 지난 저녁, 마트 두부 코너 앞에서 눈물이 났습니다. 나는 왜 아직도, 하는 자책을 만든 그 다섯 단계를 짚어봅니다.
병원 예약이 있는 걸 알면서도 입에서 “그럼요”가 먼저 나왔습니다. 제게 부족했던 건 결심이 아니라 문장이었습니다.
서랍에서 빈 일기장 세 권을 찾았습니다. 거창한 일기 대신 세 줄만 쓰기로 하고 삼 주를 지나온 이야기입니다.
일요일 오후 두 시, 빨래를 개다 말고 소파에 누웠습니다. 몸은 누워 있는데 마음이 먼저 일어나 앉는 이유를 봅니다.
설거지를 하다가 낮에 들은 한마디가 또 떠올랐습니다. 머릿속에서는 이미 다른 버전의 대화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삼십 분의 침묵을 못 견디고 제가 먼저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밤에 누워 생각했습니다. 나는 여섯 시라고 말했는데.
제가 먼저 하겠다고 했고 동생은 고맙다고 했는데, 문이 닫히자 기분이 가라앉았습니다. 혼자만 보는 장부에 무엇이 적혀 있었을까요.
딸이 방에 들어가면 거실에 사위와 저만 남고, 저는 급히 리모컨을 찾습니다. 사 년째 어색한 그 십 분의 정체를 짚어봅니다.
세 시 십이 분에 숫자 1이 사라졌고 그 뒤로 답이 없었습니다. 그 일곱 시간 동안 마음이 빈칸에 적어 넣은 자막을 봅니다.
명절 전날 배를 깎다가 오빠가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돈과 몸을 같은 자로 잴 수 없는 자리에서 각자 다른 계산기를 두드립니다.
두 시간 동안 듣기만 하고 온 버스 안에서 기분이 가라앉았습니다. 그 마음의 정체와 친구가 그래야 했던 이유를 함께 봅니다.
그 사람은 아무렇지 않게 웃고 있었고 저만 그 말을 토씨까지 기억했습니다. 제가 기다린 것이 정말 사과였는지 들여다봅니다.